2009년 11월의 어느날

전기세 몇 푼 아낄려고 에어컨을 모셔둔 채 한여름의 지루한 오후를 선풍기에 의존하여 목줄기 겨드랑이 밑으로 타고 흐르는 땀을 훔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사무실 앞 가로수 은행잎이 초록에서 어여쁜 노란색으로 변했다.

 

TV속 일기예보는 시베리아 한랭전선으로 남하하면서 강원북부 대설주의보 어제까지 낮 평균기온이 17~20도 하던 기온이 오늘은 대구가 아침기온이 0˚C 로 춥다.

 

요즈음 메스컴을 꽉 채운 신종플루등 따뜻한 애기라곤 없는데 더 온몸이 오그라든다.

그런데 마누라가 거든다. “추우니까 옷 많이 입고 나가시고... ”갑자기 꺼내입은 겨울 옷이 어쩐지 둔하고 어설퍼 보이는 몸으로 사무실에 나와 여름내내 쳐 박혀있던 전기히터와 난로를 꺼내 틀지도 않은 채 어정쩡한 자세로 오늘신문을 뒤적이며 보내다 전화가 온다. 발신지 강원도의 전화번호이다.

 

지인의 사촌동생의 전화다.

결혼한지 5~6년이 지나도록 아기를 갖지 못하던 부부가 아들을 가지는 좋은 일이 생겼으니 축하해주시고 이달 중순 11월 14일에 출산 예정이니 아기이름을 지어달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기억을 더듬으니 작명사 초기의 2004년도 가을경 이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가 사촌여동생이 맏며느리로 시집을 갔으나 결혼한지가 5~6년인데 자식이 없어서 무척 기다리신다며 감명을 의뢰해왔다.

 

부부의 이름을 감명하니,

남편 이씨의 이름에는 자녀가 없고 학업에 장애를 받으며 건강 또한 애로가 있으며 명예를 취하지 못하니 박사과정에만 오랜기간 머물며 결실을 보지 못하였고, 자녀또한 없는 실정이었다.

아내 주씨의 이름자에 자녀의 상극이 매우 심하며 상관격이니 어찌 남편이 뜻을 이루겠는가?

하여 남편은 명예롭고 자녀기운이 살아나는 이름으로, 부인은 정재격으로 배우자, 자녀가 살아나는 기운으로 작명을 하여 친구를 통하여 이름을 전하였다.

 

그후 두부부는 이름을 받은지 3개월 만에 법적으로 개명이 되었다.

현재 남편 이씨는 박사가 되어 대덕연구단지에서 국가의 한 핵이 되었고 그 후 부인은 아들을 가져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하니 나를 통해 한 가정을 행복의 동산,낙원으로 인도주었다는 생각이 드니 정말 보람을 느낀다.

 

-대구본원 채삼건원장님의 학술회 발표문 발췌-